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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6

에게 맡겨진 주제는 민족통일의 측면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전에 최장집 선생님께서 정확히 평가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좌우합작'의 문제인데 이 '좌우합작'을 과연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것은 또 세계사적 관점에서 자본주의를 가지고 근대화하려는 나라와 사회주의 체제를 가지고 근대화하려는 나라들 사이에서 과연 '좌우합작'이라는 제 3의 길이 가능했던가 하는 현실의 문제로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물론 식민지 경험을 거친 어느 나라도 두가지 길 이외에 제 3의 길을 걸어서역사적으로 성공한 나라는 현재 없습니다. 사회주의 노선을 채택했던 나라들도 거의 자신의 노선을 파괴했고 중국과 같은 나라들은 기존 노선을 견지하고는 있지만 일단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은 제 3의 길이라는 것이 역사의 무대에 실제로 등장하지는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의 해방정국에서 그 제 3의 길이 실현될 가능성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좌우합작'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면 설사 분단과 전쟁을 막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양극화된 민족내부의 대립을 중화시키고 상호증오와 살상을 최소화하면서 남북한의 유연성이나 민주주의 세력에 의한 정권장악의 기반을 제공하였을 것이고, 더 나아가 민족통일까지도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러한 가능성은 비록 적기는 하지만 우리가 '좌우합작'을 통해 추구했던 제 3의 길에 대해서 역사학자들은 거듭 생각하게 되고, 그것을 통일과 직결시키려는 노력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좌우합작과 관련된 생각들은 현실적 고민으로 다가왔다고 보는데, 제가 최근에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문제중의 하나가 바로 남북한 모두 더 이상 서로의 체제가 손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할만큼 양극체제가 형성되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비단 정치체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매일 먹을 것을 찾는 것이 하루일과인 북한 주민들의 일상과 우리의 하루 일상은 너무나 다른 다는 것이 더욱 당황스러운 것입니다.
통일이 된다고 하더라도 북한을 남한의 식민지로 치부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현재의 지역갈등구조의 작태조차 해결하지 못한 채로는 통일 후 북한태생의 대통령이란 한 세기가 지난 뒤에나 가능해지지 않을까 하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 보면서 새삼 역사의 무게를 느낍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비참한 실상을 완전히 북한 사회주의체제의 실패라고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에 앞서 해방정국에서 민족내부의 통일보다는 분열을 조장했던 그러한 분단세대에 대한 준엄한 비판이 바로 지금 있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이성적으로 때로는 기회주의적으로 보였겠지만. 여운형 선생이 걸었던 민족통일의 길이 상당히 정당하였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걸었어야 했던 제대로 된길, 즉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50년의 왜곡과 비틀림이 극단체제를 형성했다고 생각하는데, 그 실마리를 하나씩 풀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도 냉엄한 국제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있고 북한을 싸워서 이겨야만 하는 적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은 반민족적인 세력이 아직도 남북한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아시아의 제국주의에 모멸 당했던 역사가 바로 며칠 전 홍콩 반환으로 사실 마감되지 시작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동포의 굶주림을 우리의 아픔으로 인식하고 구호하면서 서서히 민족동질성을 회복해 나간다면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때 최장집 선생의 지적처럼 여운형의 정치노선은 한발 앞선 노선에서 이제는 현실적인 노선으로 그의 타협노선은 우리의 평화노선으로, 또 그의 좌우합작 노선은 우리의 남북통일 노선으로, 이념적으로는 사회민주주의로서 어떻게 생각하면 현실적 노선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해 봅니다. 이상입니다.
                                                               김정인(서울대 국사학과 박사과정, 산업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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