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인물에게 듣는 교회사 이야기 8' 중에서2(곽성혜)
몽양살림이 2007-12-26

방이 되었을 때, 나는 비로소 절망을 맛보았어. 그 혹독한 식민통치 밑에서도 독립을 의심해보거나 낙심한 적이 없었는데, 해방이 되어서 미국과 소련 등 강대국들이 밀려 들어오고, 우리 동지들이 서로 다른 이념과 입장에 얽혀 대립할 때 아득함을 느꼈던 거야. 인민이 주인되는 해방세상이 참 요원한 일이로구나, 절감했지.

해방을 맞던 날, 조선이 분단되고 미소 양군이 나누어 진주하리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온 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걸 느꼈지. 일본만 물러가면 조선 민중이 주인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
그 때 우리 민족은 임시정부니 뭐니 있었다고는 하지만 통치권력 부재의 상태였고, 민중이 자주적 역량을 기를 때까지는 강대국들의 힘을 거부할 수 없었으니까. 정말 절망스러웠던 건 우리 동지들의 태도였지. 중국, 미국 등지에 퍼져 있던 해외인사들과 전국 각지에 엎드려 있던 지식인들이 서로 핵심권력을 거머쥐려고 서울로 몰려들어 아귀다툼을 벌였으니까.

나는 그 때 해방 전년도부터 조직해 놓았던 ‘건국동맹’을 중심으로 ‘건국준비위원회(건준)’를 새롭게 조직해서 독립정부를 준비하고 있었지. 어떻게든 우리가 자주성을 확립해야 미국, 소련 두 ‘손님’이 물러나갈 테니까 말야. 그래서 나는 좌익 인사든 우익 인사든 괘념치 않고 건준 활동에 가입시켰어. 그런데 사람들은 좌우익이 섞여 있는 걸 도저히 봐줄 수가 없나보더군.
미국 자본주의파들은 나를 공산주의자라고 손가락질하고, 소련 공산당파들은 나를 미국의 하수인이라고 욕하면서 등돌려 버렸으니까. 그건 참 슬픈 일이었어. 반공만을 외치는 극우파들과 반미만을 외치는 극좌파들이 서로 화해하지 않는다는건, 우리 나라의 영영한 분단을 의미했으니까. 미국과 소련은 신탁통치고 뭐고 우리 국토를 영영 반토막씩 나눠 먹을 세력들이었으니까 말야.

이승만, 김구, 박헌영…. 나는 이 옛 동지들을 얼마나 기다렸었는지 몰라. 이들이라면 현명한 지도자답게 처신하리라고 믿었거든. 그런데, 이들 또한 자신들의 이념과 입장에만 고집스럽게 갇혀서 화해와 양보라는 게 없더군. 어느 측이든, 민주주의가 뭔지, 인민해방이 뭔지 그 본질을 전혀 몰랐던 거지. 이들이 정말, 이념으로 가장한 ‘권력’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었다면 그다지도 지독스럽게 서로 헐뜯고 협잡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
이승만은 귀국하자마자 자신이 대통령이라도 된 듯이 행세를 하고, 김구는 나를 기회주의자 모리배쯤으로 취급을 하고, 박헌영은 나를 아예 외면해 버리고…. 민족 해방이라는 목표를 위해 함께 목숨을 걸고 싸웠던 동지들이 그렇게 냉담하게 돌아설 줄은 정말 몰랐어. ‘사회주의’라는 이념, ‘자본주의’라는 이념이 그렇게 중요한 건가?
사람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딨어. 평화와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딨어. 그것만이 신의 뜻인데…. 일제로부터의 해방은 그렇게, 또 하나의 거대한 감옥으로 다가왔어. 권력과 이익다툼, 이념이라는 감옥. 나는 그 속에서 끝없는 ‘해방운동’을 하고 있었지. 골고다의 예수를 그리워하면서….
          
                                              - 곽성혜 기자의 '역사인물에게 듣는 교회사 이야기 8' 중에서
몽양 평가(윌리엄 랭던)
'역사인물에게 듣는 교회사 이야기 8' 중에서1(곽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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